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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탐방/인터뷰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내가 믿는 물건만 팝니다

블랙라이노 이경직 대표이사


30년 가까운 세월을 자동차 용품 업계에 몸담아온 이경직 대표는 스스로를현장을 떠나지 않는 사람이라 말한다. 전국을 돌며 차 안에서 잠을 자고 물건을 팔던 젊은 시절부터, 이제는 제조와 독점 유통으로 안정된 기반을 갖춘 블랙라이노의 대표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의 사업 철학은 일관되게 단순하다. “남의 걸 탐하지 말자. 대신 나만의 길을 만들자.”

 

기성품은 이제 그만 - 독자 제품만 남기다

2015년 이후로 남이 만든 제품은 취급하지 않습니다. 지금 취급하는 건 모두 독점 제품이거나 직접 만든 제품이에요.”

처음엔 OEM으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이 대표는 깨달았다. 유통만으로는 수익이 남지 않는다는 것. 2012~2015년 사이, 매출은 컸지만 순수익이 적었던 경험은 방향 전환의 계기가 됐다. 이후 그는 과감하게팔릴 만한 제품보다믿을 수 있는 제품을 고르기 시작했고, 그 결과 블랙라이노는 지금의 안정된 궤도에 올라섰다.

 

24V LED 전구, 이건 우리가 자신 있는 제품입니다

블랙라이노의 현재 주력 제품은 24볼트 LED 전구. 트럭과 같은 대형 차량용으로 개발된 이 제품은 기존 할로겐 대비 두 배 밝은 2000루멘의 빛을 내면서도 발열이 적고 수명은 길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국내 유일 수준의 합법 인증을 받은 LED 전구라는 점이다.

“국토부와 한국튜닝협회 기준을 충족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는데, 실제로 국내에선 우리 포함 두 곳만 있어요. 트럭은 장시간 운행이 많기 때문에 안전운행에 이 전구가 큰 도움이 됩니다.”

2024 12월부터 본격 판매가 시작되었으며, 차종별로 개별 인증을 받는 방식으로 시장을 확대 중이다.


 

믿을 수 있는독점의 힘

자동차용 발수코팅제로 유명한 레인엑스도 블랙라이노의 독점 제품이다. 이 외에도 조명 전문 업체 DH라이팅과는 2022년부터 독점 총판 계약을 맺고 있다.

 

“계약 전부터 DH라이팅 물량의 80% 이상을 우리가 소화했어요. 수금 문제, 판매망 확보 등 회사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신뢰를 얻었죠. 규모만 보면 우리가 계약을 따내기 어려웠을 텐데, 우리가 해결책이 되었기에 가능했어요.”

제품에 대한 확신, 고객을 향한 책임감, 그리고 파트너와의 협력. 블랙라이노의 독점 계약은 단순한 이익이 아닌 성실과 믿음으로 나타난 성과다.

 

살아남으려면, 남들이 안 하는 걸 해야 합니다

이 대표는 자동차 정비 자격증을 보유할 만큼 기계에 대한 이해가 깊다. 한때는 차량용 냉장고를 연간 수백 대씩 판매했으며, 지금도 A/S는 직접 해결한다.

하지만 시장은 빠르게 변했다. “이젠 자동차 용품점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요. 온라인 시장이 커졌고, 차량 출고시 기본으로 장착되는 옵션도 많아지며 판매할 수 있는 용품도 줄어들었죠. 앞으로 몇 년 내에 오프라인 용품점은 10~20%만 살아남을 겁니다.”

그는 이런 흐름 속에서도 제조업 병행과 독자 아이템 확보로 방향을 정했다.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실용성과 틈새 시장을 봅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해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탐하지 않기라는 철학

이 대표는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이지만, 남의 자리를 탐하지 않는다.

“동업자 정신이 중요합니다. 이미 누가 자리 잡은 시장이면 들어가지 않아요. 대신 도움이 되는 제품,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제품을 찾죠.”

상표권 문제로 현재의 블랙라이거로 바뀐 브랜드명에도 그의 철학은 녹아 있다. 이름은 바뀌어도, 신념은 단단하다.

 

오래, 꾸준히, 믿음직하게

“이제는 빠르게 성장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오래 가는 게 목표예요.”

그가 바라는 것은 단순하다. 블랙라이노가 꾸준히, 그리고 믿을 수 있는 회사로 남는 것. 그리고 그 길 끝에, 남들이 가지 않은 또 다른 시장이 있을 거라 그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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